원상복구 의무는 어느 조문에서 나오나요?
「민법」의 임대차 편에는 원상회복을 정면으로 정한 조문이 없고, 사용대차 규정을 끌어다 쓰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제654조는 제610조제1항과 제615조부터 제617조까지의 규정을 임대차에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그중 제615조가 차주가 차용물을 반환하는 때에는 이를 원상에 회복하여야 하고 이에 부속시킨 물건은 철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며, 이 문장이 임차인 원상회복 의무의 출발점입니다.
준용되는 조문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실제 다툼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제610조제1항은 차주가 계약 또는 그 목적물의 성질에 의하여 정하여진 용법으로 사용·수익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617조는 그 용법에 위반한 사용·수익으로 생긴 손해배상 청구의 기간을 정합니다. 원상에 회복할 의무, 정해진 용법대로 쓸 의무, 그 위반으로 생긴 손해의 배상이 한 묶음으로 임대차에 들어오는 셈입니다.
반대편에는 임대인의 의무가 놓여 있습니다. 제623조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합니다. 집이 사람이 사는 동안 닳는다는 사실은 임대인이 유지 의무를 지는 국면과 임차인이 원상회복 의무를 지는 국면 사이에 걸쳐 있고, 보증금 공제를 둘러싼 다툼은 대개 그 경계에서 생깁니다.
이 글이 대조한 법령 판은 「민법」 2026년 3월 17일 시행판, 「주택임대차보호법」 2026년 1월 2일 시행판입니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닳은 부분까지 물어내야 하나요?
「민법」에는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긴 손모를 누가 부담하는지 정한 조문이 없습니다. 제615조의 문언은 원상에 회복하여야 한다는 데까지이고, 그 원상이 입주 당시의 상태를 가리키는지 세월에 따른 노후를 덜어낸 상태를 가리키는지는 조문이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물음은 조문 하나를 찾아 읽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고 계약서 문구와 사실관계의 평가로 넘어갑니다. 통상적인 손모는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설명을 흔히 보게 되지만, 그 명제를 직접 적어 둔 법 조문은 없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합니다. 그 설명의 근거는 조문의 문언이 아니라 제623조의 유지 의무와 제615조의 원상회복 의무를 어떻게 함께 읽을 것인가라는 해석에 있습니다.
조문에서 비교적 또렷하게 읽히는 축은 따로 있습니다. 제654조가 준용하는 제610조제1항의 용법 준수 의무와, 제617조가 말하는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위반한 사용·수익으로 인하여 생긴 손해라는 표현입니다. 손상이 정해진 용법을 벗어난 사용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조문이 실제로 세워 둔 갈림길이고, 공제를 다툴 때 자료를 모아야 할 지점도 같은 곳입니다.
어떤 항목이 임차인 부담 쪽으로 갈리나요?
항목마다 결론이 미리 정해져 있다기보다, 조문이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에 따라 모아야 할 자료가 달라집니다. 아래 표는 공제 명세에 자주 등장하는 항목을 위 조문들의 질문으로 옮겨 본 것입니다.
| 다툼이 잦은 항목 | 조문이 던지는 질문 | 판단의 재료가 되는 사실 |
|---|---|---|
| 벽지·장판의 변색과 눌림 | 정해진 용법에 따른 사용으로 생긴 변화인가 | 거주 기간, 입주 당시 상태, 마지막 시공 시점 |
| 못 자국, 타공, 설치물 | 제615조 후단의 부속물 철거로 정리되는 범위인가 | 설치의 규모, 임대인의 동의 여부, 철거 가능성 |
| 곰팡이와 결로 | 건물 자체의 문제인가 사용 방식의 문제인가 | 구조적 결함 여부, 환기·난방 상태, 통지 시점 |
| 흡연·반려동물로 인한 손상 | 계약이나 목적물의 성질이 정한 용법을 벗어났는가 | 특약의 문구, 손상의 정도와 범위 |
| 설비 고장 | 제623조의 유지 의무가 미치는 영역인가 | 고장의 원인, 노후 정도, 관리 소홀 여부 |
오른쪽 칸이 결론이 아니라 자료의 목록이라는 점이 이 분쟁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같은 벽지 손상이라도 2년 산 집과 8년 산 집에서 다르게 읽히고, 같은 곰팡이라도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됐는지에 따라 논의의 방향이 갈립니다.
통지 시점이 표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제634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은 임차물의 수리를 요하는 사정이 생기면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하여야 하되 임대인이 이미 알고 있었던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합니다. 수리가 필요한 상태를 알리지 않은 채 지낸 기간이 있다면 그 사이에 커진 손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따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임대인 쪽 수선 의무의 범위는 누수와 보일러 고장의 부담 주체를 다룬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집주인이 수리비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617조는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위반한 사용·수익으로 인하여 생긴 손해배상의 청구와 차주가 지출한 비용의 상환청구는 대주가 물건의 반환을 받은 날로부터 6월 내에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654조가 이 조문을 임대차에 준용합니다. 임대차에 옮겨 놓으면 기산점은 임대인이 집을 반환받은 날이 됩니다.
같은 조문이 양쪽 청구를 함께 다룬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임대인이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와 임차인이 지출한 비용의 상환을 구하는 경우가 같은 기산점과 같은 기간 안에 놓입니다.
| 청구하는 쪽 | 청구의 내용 | 근거 | 기산점 | 기간 |
|---|---|---|---|---|
| 임대인 | 용법 위반으로 생긴 손해의 배상 | 제617조(제654조 준용) | 물건의 반환을 받은 날 | 6개월 |
| 임차인 | 지출한 비용의 상환 | 제617조(제654조 준용) | 물건의 반환을 받은 날 | 6개월 |
다만 조문은 청구를 그 기간 안에 하여야 한다고 정할 뿐, 기간의 법적 성질이나 기간을 넘긴 청구의 처리를 문장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기간이 적용되는 대상도 용법 위반에서 비롯된 손해의 배상이어서, 보증금의 반환 자체를 구하는 청구와는 성질이 구분되는 문제로 다뤄집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의 대응 절차는 임차권등기명령과 반환청구소송을 다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조문이 의미를 갖는 국면은 날짜의 특정입니다. 열쇠를 언제 돌려주었는지, 그날을 증명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6개월이라는 기간을 계산하는 기초가 됩니다.
임차인이 거꾸로 청구할 수 있는 돈은 없나요?
있습니다. 「민법」 제626조 제1항은 임차인이 임차물의 보존에 관한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임대인에 대하여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유익비에 대하여,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시에 그 가액의 증가가 현존한 때에 한하여 임차인이 지출한 금액이나 그 증가액을 상환하여야 하고, 이 경우 법원은 임대인의 청구에 의하여 상당한 상환기간을 허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비용의 조건이 다르게 짜여 있습니다. 필요비는 보존에 관한 지출이면 상환 청구가 문제되지만, 유익비는 임대차가 끝나는 시점에 가액의 증가가 남아 있어야 하고 그때 상환액도 지출한 금액과 증가액 중에서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인테리어에 들인 돈이 늘 그대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이 문언에 들어 있습니다.
퇴거 정산에서 이 조항이 자주 잊히는 까닭은 청구의 방향이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공제 명세를 받아 드는 쪽에 서 있으면 빼앗기지 않는 데 관심이 쏠리지만, 지출한 비용이 있다면 같은 정산표의 반대편에 올릴 항목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본 제617조의 6개월은 이 상환 청구에도 함께 적용됩니다.
보존을 위한 임대인의 행위에 관해서는 제624조가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때에 임차인이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제625조는 그 보존행위가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져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 임차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공제 금액이 다투어지면 조정을 신청할 수 있나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조정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제14조 제1항은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주택임대차와 관련된 분쟁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지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지사나 사무소, 한국감정원의 지사나 사무소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시·도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을 고려하여 조정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정합니다.
심의·조정의 대상은 제14조 제2항이 열거합니다. 차임 또는 보증금의 증감에 관한 분쟁, 임대차 기간에 관한 분쟁, 보증금 또는 임차주택의 반환에 관한 분쟁, 임차주택의 유지·수선 의무에 관한 분쟁,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택임대차에 관한 분쟁입니다. 원상복구 비용을 둘러싼 공제 다툼은 세 번째와 네 번째 항목에 걸쳐 있습니다.
신청처와 처리 기간, 조정안 수락 기한, 조정서의 효력은 임대인의 실거주 주장과 조정 절차를 다룬 글에 표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공제 다툼에서 따로 짚어 둘 것은 조정이 성립했을 때의 문언입니다. 제26조 제3항은 각 당사자가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 조정안과 동일한 내용의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보고, 제4항은 금전이나 그 밖의 대체물의 지급 또는 부동산의 인도에 관하여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의 합의가 있으면 그 내용을 조정서에 기재하도록 합니다. 공제액을 얼마로 할지와 차액을 언제까지 지급할지를 조정서에 적을 때 이 항이 근거가 됩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조문에 열거되어 있습니다. 제21조 제3항은 다음에 해당하면 위원장이 신청을 각하하고 그 사유를 신청인에게 통지하도록 합니다.
| 각하 사유 | 조문의 내용 |
|---|---|
| 소송과의 중복 | 이미 그 분쟁조정사항에 대하여 법원에 소가 제기되었거나, 조정 신청 후에 소가 제기된 경우 |
| 민사조정과의 중복 | 「민사조정법」에 따른 조정이 이미 신청되었거나, 조정신청 후 같은 법에 따른 조정이 신청된 경우 |
| 같은 절차의 중복 | 이 법에 따른 조정위원회에 이미 조정이 신청되었거나, 조정신청 후 조정이 성립된 경우 |
| 대상 적격 | 조정신청 자체로 주택임대차에 관한 분쟁이 아님이 명백한 경우 |
| 상대방의 불응 | 피신청인이 조정절차에 응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 |
| 신청인의 불응 | 신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2회 이상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
다섯 번째 줄은 이 경로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상대방이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지하면 절차가 그 자리에서 각하로 정리되므로, 조정은 상대방의 참여를 전제로 작동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줄은 순서의 문제를 만듭니다. 소를 먼저 제기해 두고 조정을 나란히 신청하는 방식은 이 조항과 충돌합니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확인하면 되나요?
- 집을 넘겨준 날짜를 먼저 특정합니다. 「민법」 제617조의 6개월이 그날부터 계산되고, 임대인의 손해배상 청구와 임차인의 비용 상환 청구가 같은 날을 기산점으로 삼습니다.
- 입주 당시와 퇴거 당시의 상태를 대조할 자료를 한자리에 모읍니다. 사진과 영상의 촬영 일자, 입주 점검표, 수리를 알린 문자 기록이 제634조의 통지 시점과 손상의 진행을 함께 설명하는 재료가 됩니다.
- 계약서의 특약 문구를 제610조제1항의 용법이라는 관점에서 읽습니다. 흡연이나 반려동물처럼 사용 방식을 정해 둔 조항이 있는지, 원상복구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 두었는지가 이후 항목별 판단의 기준선이 됩니다.
- 공제 명세를 항목별로 나눕니다. 정해진 용법을 벗어난 사용에서 비롯됐다고 주장되는 항목과 세월에 따른 변화로 설명되는 항목은 근거 조문이 다르므로 같은 표에 섞어 두지 않는 편이 다툼의 구조를 보기 좋습니다.
- 거주 중 직접 지출한 수리비가 있다면 제626조의 필요비와 유익비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유익비라면 가액의 증가가 지금 남아 있는지를 살핍니다.
- 조정과 소송 중 어느 쪽을 먼저 밟을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1조 제3항의 각하 사유를 확인한 뒤에 정합니다. 상대방이 조정에 응할 가능성과 60일이라는 처리 기간이 선택의 재료가 됩니다.
이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주택 임대차를 전제로 조문의 구조를 정리한 것입니다. 상가 임대차, 임대인이 바뀐 경우, 보증금에 다른 채권이 얽혀 있는 경우는 적용 법률과 검토 순서가 달라집니다. 임대차 계약 전반의 구조는 주택임대차 계약의 기본 사항을 정리한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공제 금액이 크거나 손상의 원인 평가가 갈리는 국면이라면 자격 있는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참고한 공개 자료: 민법 제610조, 민법 제615조, 민법 제617조, 민법 제618조, 민법 제623조, 민법 제624조, 민법 제625조, 민법 제626조, 민법 제634조, 민법 제654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 같은 법 제21조, 제23조, 제26조, 제2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