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 회사차로 사고를 내면 누가 배상하나요?
피해자에 대한 민사 배상은 회사가 지는 것이 원칙이고, 운전한 직원의 책임이 그와 나란히 남습니다. 회사 쪽 근거는 성격이 다른 두 조문이 겹쳐 작동합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가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회사 명의의 차량이 회사 업무에 쓰이고 있었다면 회사가 여기서 말하는 운행자에 해당합니다. 같은 조 단서가 열어 둔 면책은 두 가지뿐입니다. 승객이 아닌 사람이 사상한 사고에서 자기와 운전자가 운행에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피해자 또는 제3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었으며 자동차의 구조상 결함이나 기능상 장해가 없었다는 것을 모두 증명한 경우, 그리고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상한 경우입니다. 증명 책임이 운행자 쪽에 놓여 있어 실제로 면책이 인정될 폭은 좁습니다.
「민법」 제756조 제1항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가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단서에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의 면책이 함께 적혀 있지만, 이 역시 사용자가 증명해야 하는 사정입니다. 제2항은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에게도 같은 책임을 지웁니다.
운전한 직원이 여기서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 그대로 성립하므로 피해자는 회사와 직원 어느 쪽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회사 자동차보험이 먼저 나서는 이유는 직원에게 책임이 없어서가 아니라 보험이 그 책임을 인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행자 개념 자체의 구조는 운행자책임과 자배법 제3조를 다룬 글에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글이 대조한 법령 판은 「민법」 2026년 3월 17일 시행판,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2025년 10월 1일 시행판,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같은 법 시행령 2026년 7월 1일 시행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2025년 6월 4일 시행판입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와 물건만 부서진 사고는 왜 근거가 다른가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의 문언이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 차량이나 시설물처럼 물건만 손괴된 손해는 이 조문이 다루지 않으므로 「민법」으로 돌아갑니다.
| 피해 유형 | 회사 책임의 근거 | 다툼의 초점 |
|---|---|---|
| 사람의 사망·부상 | 자배법 제3조 | 회사가 운행자인지, 단서의 면책 요건을 회사가 증명했는지 |
| 물건의 손괴 | 민법 제756조 제1항 | 직원의 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이뤄진 것인지 |
| 운전한 직원 개인 | 민법 제750조 |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
차이가 드러나는 국면은 업무와의 거리입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라면 회사의 운행자 지위가 인정되는 한 배상 경로가 열리지만, 물건만 부서진 사고에서 회사에 책임을 물으려면 사무집행 관련성이라는 문턱을 따로 넘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이 관련성을 외형을 기준으로 넓게 보되 한계를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2다281378 판결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 사용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외형이론이 그 외형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보호와 형평의 관념에서 나온 것이므로,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그 판단에서는 행위가 법령상 제한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가능성, 상대방의 경험이나 지위, 쌍방의 종래 거래관계, 행위의 성질과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사안은 차량 사고가 아니라 농업협동조합 직원의 지급보증서 작성 행위였으므로, 도로에서 처음 마주친 피해자에게 같은 기준을 그대로 옮겨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가 나중에 배상금을 물어내라고 할 수 있나요?
구상권 자체는 조문에 있습니다. 「민법」 제756조 제3항은 사용자 또는 감독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그 범위를 지급액 전부로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17246 판결은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해 행해진 불법행위로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피해자에게 사용자로서 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의 공평한 분산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실제로 사용자의 구상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이기도 합니다.
| 94다17246이 든 고려 요소 | 판결요지의 문언 |
|---|---|
| 사업의 외형 |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
| 피용자의 근무 상황 | 업무내용, 근로조건이나 근무태도 |
| 가해행위의 사정 | 가해행위 당시의 상황 |
| 사용자의 배려 정도 |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
이 법리가 보험 국면에서 어디까지 가는지는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다271226 판결이 정리했습니다. 이 판결은 같은 기준을 다시 적으면서 세 번째 항목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으로 표현했습니다. 구상권 제한의 법리는 사용자의 보험자가 피용자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고 하면서, 예외를 하나 덧붙였습니다. 사용자의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보험금으로 모두 지급해 피용자의 보험자가 면책됨으로써 그 부담 부분에 대해 피용자의 보험자에게 직접 구상하는 경우에는, 그 구상권 행사가 「상법」 제724조 제2항에 따른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을 대위하는 성격을 가지므로 피용자의 보험자는 구상권 제한의 법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두 판결을 나란히 놓으면 실무적 의미가 드러납니다. 제한 법리가 붙는 축은 회사 또는 회사 측 보험자가 운전한 직원 개인을 상대로 구상하는 국면이고, 보험자끼리 정산하는 국면은 성격이 달라 같은 방어가 통하지 않습니다. 또한 94다17246은 구상을 전부 막은 사례이지만 그것이 일반 원칙은 아니고, 위 표의 사정들을 견주어 감액 폭이 정해지는 구조로 보는 편이 판시 문언에 가깝습니다.
벌금이나 형사처벌도 회사가 대신 지나요?
형사책임은 운전한 사람에게 남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조문의 주어가 운전자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업무상과실치상죄나 중과실치상죄,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면서, 도주·유기 후 도주, 음주측정 불응이나 측정방해, 그리고 신호위반·중앙선 침범·제한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초과·앞지르기 위반·철길건널목 통과방법 위반·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무면허·음주 및 약물·보도 침범·승객추락 방지의무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의무 위반·화물 추락 방지의무 위반의 열두 가지를 단서로 빼 둡니다. 열두 가지 사유의 내용은 12대 중과실을 다룬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4조 제1항은 사고 차량이 「보험업법」 등에 따른 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된 경우 제3조 제2항 본문의 죄를 범한 운전자를 기소할 수 없도록 하되, 세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제3조 제2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가 되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이 생긴 경우, 그리고 보험계약이나 공제계약이 무효·해지되거나 면책 규정 등으로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어진 경우입니다. 제3항은 그 가입 사실을 보험회사나 공제조합 등이 제2항의 취지를 적은 서면으로 증명하도록 합니다.
회사 차량이 업무용 보험에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 절차가 자동으로 닫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례는 운전자 개인에 대한 공소 제기 여부의 문제이고, 그 적용 여부를 가르는 것은 사고의 유형과 피해 정도, 그리고 보험금 지급의무가 살아 있는지입니다.
사고로 내가 다쳤다면 산재로도 청구할 수 있나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면 가능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은 업무상 사고, 업무상 질병, 출퇴근 재해로 부상·질병·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보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면 그렇지 않다고 정합니다. 회사차 운전 중 사고와 직접 맞물리는 것은 제1호 가목과 나목이고, 구체적 인정 기준은 같은 법 시행령이 채웁니다.
| 상황 | 근거 | 업무상 사고 인정 |
|---|---|---|
|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수행 행위 중 | 시행령 제27조 제1항 제1호 | 인정 |
| 업무를 준비하거나 마무리하는 등 부수행위 중 | 시행령 제27조 제1항 제3호 | 인정 |
| 사업주 지시를 받아 사업장 밖에서 업무 수행 중 | 시행령 제27조 제2항 본문 | 인정 |
| 사업주의 구체적 지시를 위반한 행위 중 | 시행령 제27조 제2항 단서 | 제외 |
| 사적 행위 중이거나 정상적인 출장 경로를 벗어났을 때 | 시행령 제27조 제2항 단서 | 제외 |
| 회사가 제공한 차량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발생 | 시행령 제28조 제1항 | 인정 |
| 구체적 지시를 위반해 그 차량을 이용하다 발생 | 시행령 제28조 제2항 | 제외 |
| 차량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경우 그 관리·이용 중 발생 | 시행령 제28조 제2항 | 제외 |
마지막 두 행은 특정 직원에게 차량을 전속 배정해 두는 회사에서 판단을 가르는 지점입니다. 시행령 제28조는 제1항에서 사업주가 제공한 차량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로 생긴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보면서, 제2항에서 구체적 지시를 위반한 이용과 함께 그 차량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는 경우의 관리·이용 중 사고를 빼 두었습니다. 차량이 회사 명의라는 사실보다 관리와 이용의 권한이 실제로 누구에게 있었는지가 이 조항의 갈림길이 됩니다.
업무수행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은 직종이라면 시행령 제27조 제3항이 따로 적용됩니다. 최초로 업무수행 장소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한 때부터 최후로 업무를 완수한 후 퇴근하기 전까지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봅니다.
제외 방향의 조문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되,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정합니다. 어떤 운전 행위가 이 조항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판단되는 영역이므로, 조문만으로 결론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산재와 자동차보험을 둘 다 받을 수 있나요?
두 경로가 함께 열려 있더라도 같은 손해를 두 번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가 조정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제1항은 수급권자가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가 같은 사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 책임을 면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수급권자가 같은 사유로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가 그 금액의 한도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면한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반대 방향으로, 수급권자가 같은 사유로 「민법」 등에 따라 보험급여에 상당한 금품을 먼저 받으면 공단이 그 환산액의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상대 차량이 있는 사고라면 제87조가 함께 작동합니다. 제1항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 공단이 그 급여액의 한도에서 수급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수급권자와 보험가입자 모두에게 제3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공단에 신고할 의무를 지웁니다. 신고 의무가 회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놓치기 쉬운 지점입니다.
어느 경로를 먼저 밟을지 판단할 때 참고할 조문이 제36조 제1항입니다. 보험급여의 종류를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간병급여, 유족급여, 상병보상연금, 장례비, 직업재활급여의 여덟 가지로 열거하고 있는데, 이 목록에 위자료에 해당하는 급여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손해배상에서 다뤄지는 항목과 산재 보험급여의 항목이 완전히 겹치지 않는다는 뜻이고, 제80조의 조정도 같은 사유에 해당하는 부분에 한해 작동합니다. 자동차보험의 담보별 구성은 대인·대물 보상 절차를 다룬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어떤 순서로 확인하면 되나요?
- 사고 시점에 차량이 어떤 업무에 쓰이고 있었는지를 배차 기록, 출장 지시, 업무 연락처럼 남아 있는 자료로 특정합니다. 이 사실 하나가 「민법」 제756조의 사무집행 관련성과 시행령 제27조 제2항의 업무상 사고 인정 여부를 함께 가릅니다.
- 피해를 사람과 물건으로 나눕니다. 사람이 사상한 부분은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 물건이 손괴된 부분은 「민법」 제756조로 근거가 갈리므로 정산 문서도 항목별로 읽습니다.
- 형사 절차는 민사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사고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열두 가지나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제4조 제3항이 요구하는 보험 가입 증명 서면이 준비되는지 살핍니다.
- 본인이 다쳤다면 근로복지공단 요양급여 청구 경로와 자동차보험 대인 경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되, 제80조의 조정과 제87조 제3항의 신고 의무를 함께 확인합니다.
- 회사가 구상을 예고했다면 청구액이 어떤 항목으로 산정됐는지를 먼저 받아 두고, 지급액 전부를 전제로 한 금액인지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를 반영한 금액인지를 구분해 봅니다. 위 표의 각 요소에 해당하는 근무 실태 자료가 그 다툼의 재료가 됩니다.
이 글은 회사와 근로관계에 있는 직원이 회사가 보유한 차량을 운전한 경우를 전제로 삼았습니다. 지입 차량이나 도급·용역 관계처럼 보유자와 사용관계의 구성이 다른 거래, 빌린 차량을 쓰다 난 사고는 적용 조문과 계약 구조가 달라집니다. 대여 차량 쪽 정산 기준은 렌터카 면책금과 휴차료를 다룬 글에서 다뤘습니다. 금액이 크거나 사실관계의 평가가 갈리는 국면이라면 자격 있는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참고한 공개 자료: 민법 제750조, 민법 제756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3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같은 법 제4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 제37조, 제80조, 제87조,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 시행령 제28조, 시행령 제35조, 대법원 94다17246, 대법원 2016다271226, 대법원 2022다281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