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팔렸다는 말을 들으면 임차인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보증금을 누구에게 받느냐입니다. 답을 가르는 기준은 소유자가 아니라 임차인 자신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는지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월 2일 시행 「주택임대차보호법」(법률 제21065호), 2026년 3월 17일 시행 「민법」(법률 제21454호), 2026년 5월 12일 시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기준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집을 산 사람이 자동으로 임대인이 되나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괄호로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고 적혀 있어 매매로 산 사람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승계에 임차인의 동의 절차를 두는 조문은 없습니다. 대법원도 임차인이 주택의 양수인에 대하여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인 이상 양수인에게 임대인으로서의 지위가 당연히 승계되고, 그 주택에 임차인보다 우선하는 다른 권리자가 있다고 하여 승계에 임차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616 판결).

그래서 새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서를 다시 쓰는 것은 법이 요구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다만 보증금 액수와 남은 기간, 특약 내용을 서로 확인해 문서로 남겨 두면 나중에 조건을 두고 다투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의 실무적 의미가 있습니다.

보증금은 종전 집주인과 새 집주인 중 누구에게 청구하나요?

승계가 일어났다면 새 소유자입니다. 종전 집주인은 임대차관계에서 빠집니다.

위 95다35616 판결은 주택의 임차인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갖춘 후 임차주택의 소유권이 양도되어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경우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채무도 부동산의 소유권과 결합하여 일체로서 이전하므로 양도인의 임대인으로서의 지위나 보증금반환채무는 소멸한다고 보았습니다.

보증금을 실제로 받아 간 사람이 종전 집주인이라는 점은 이 결론을 바꾸지 않습니다. 반환채무가 소유권을 따라 움직인다고 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대항력이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승계의 전제가 대항력이므로, 대항요건이 없으면 승계 자체가 일어나지 않고 종전 임대인의 반환의무가 그대로 남습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다276914 판결은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의 경우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었더라도 임대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가 위험 지점을 잘 보여 줍니다. 임차인은 보증금 1억 8,500만 원으로 임차하면서 같은 내용의 전세권설정등기까지 마쳤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전세권에 기한 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주택으로 전입신고를 해 이 주택에서 전출했고, 그 뒤 낙찰자가 매각대금을 완납해 소유권을 취득했습니다. 임차인은 배당으로 9,554만 378원을 받은 다음 남은 보증금을 종전 집주인에게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그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낙찰자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임차인이 전출해 대항력을 잃은 이상 임대인의 지위가 낙찰자에게 승계되지 않으므로 종전 집주인이 잔여 보증금 반환의무를 진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청구 상대방은 아래와 같이 갈립니다.

임차인의 상태임대인 지위 승계보증금 반환을 구할 상대방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추고 소유권 이전 시점까지 유지승계됨(제3조 제4항)새 소유자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이전 전에 잃음승계되지 않음종전 임대인

새 집주인에게 넘어가는 것이 싫으면 거부할 수 있나요?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이라도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에 묶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입니다. 위 2020다276914 판결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않을 때에는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하면서 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94다37646 판결은 임차주택이 임대차기간 만료 전에 경매되는 사안에서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해 종료시키고 우선변제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때 인정되는 해지권은 임차인의 사전 동의 없이 목적물이 경락으로 양도되는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공평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하므로, 해지통고 즉시 효력이 생긴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판결은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기간 만료 전에 경매법원에 배당요구를 하는 것은 더 이상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명한 것이어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지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고, 그 배당요구 사실의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하면 그때 임대차관계가 종료된다고 보았습니다.

읽을 때 구분해 둘 점이 있습니다. 위 두 판결의 사실관계는 모두 경매로 소유자가 바뀐 경우입니다. 판시 문언 자체는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고 일반적으로 적혀 있지만, 매매로 소유자가 바뀐 상황에서 거부 의사를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표시해야 하는지까지 이 판결들이 정해 둔 것은 아닙니다. 매매 사안에서 승계를 원하지 않는다면 소유권이전등기 시점, 그 사실을 안 시점, 거부 의사를 밝힌 시점과 방법이 쟁점이 될 수 있는 영역으로 남습니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다시 받아야 하나요?

다시 받도록 정한 조문은 없습니다. 제3조 제1항이 정한 대항요건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고,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봅니다. 요건이 임차인 쪽 사정으로만 짜여 있어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사와 전입신고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소유자가 바뀌어도 대항력은 이어지는 구조로 읽힙니다.

우선변제권도 같습니다. 제3조의2 제2항은 제3조의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경매나 공매에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정합니다. 확정일자는 이미 받아 둔 계약증서에 붙어 있는 것이어서 소유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다시 받도록 한 조문은 없습니다.

위험은 반대 방향에서 생깁니다. 2020다276914 사건처럼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하면 그 시점에 대항요건이 끊깁니다. 보증금을 다 받기 전에 주소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순위를 남겨 두는 절차가 먼저 문제 되는데, 그 흐름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의 임차권등기명령과 소송 절차에 단계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각각 무엇을 지켜 주는 권리인지는 전월세 보증금과 계약 문제의 기본 구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임대차가 있는 줄 모르고 집을 산 사람은 어떻게 되나요?

제3조 제5항은 이 법에 따라 임대차의 목적이 된 주택이 매매나 경매의 목적물이 된 경우에는 「민법」 제575조 제1항·제3항 및 제578조를 준용한다고 정하고, 제6항은 그 경우 동시이행의 항변권에 관한 「민법」 제536조를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575조 제1항은 본래 매매의 목적물이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질권 또는 유치권의 목적이 된 경우에 관한 규정이고, 제3조 제5항이 이를 임대차가 있는 주택의 매매에 준용하는 구조입니다. 그 내용은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이 권리를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내에 행사하도록 합니다. 경매로 취득한 경우에는 「민법」 제578조가 준용되어 경락인이 채무자에게 계약의 해제나 대금감액을 청구하는 구조가 됩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이 조문들을 읽을 때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이것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담보책임 규정이라는 점입니다. 임차인의 대항력이나 보증금반환채권을 깎는 조항이 아니어서, 매매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임차인이 이미 갖춘 대항요건이 그 때문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1년이라는 기간입니다. 이 기간은 매수인이 담보책임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고,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청구권에 붙는 기간이 아닙니다.

상가 임차인도 같은 규칙인가요?

뼈대는 같고 대항요건이 다릅니다.

구분주택상가건물
근거 조문「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대항요건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건물의 인도와 사업자등록 신청
효력 발생요건을 갖춘 다음 날신청한 다음 날
양수인의 지위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봄(제4항)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봄(제2항)
매매·경매 시 준용「민법」 제575조 제1항·제3항, 제578조, 제536조같은 조문을 준용(제3항·제4항)

상가는 사업자등록 ‘신청’을 기준으로 적고 있고, 그 근거를 「부가가치세법」 제8조, 「소득세법」 제168조, 「법인세법」 제111조로 특정하고 있습니다.

보증금이 큰 상가라면 한 가지를 더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증금액을 초과하는 임대차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같은 조 제3항이 제3조를 그 초과 임대차에도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보증금액 기준을 넘더라도 대항력과 임대인 지위 승계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승계 여부를 확인하려면 어떤 서류를 봐야 하나요?

필요한 서류는 등기사항증명서와 주민등록표 초본 두 가지이고, 둘의 날짜를 겹쳐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1. 등기사항증명서로 소유권이전등기의 접수일과 등기원인을 확인합니다. 승계 여부를 가르는 시점이 이 날짜입니다.
  2. 주민등록표 초본으로 전입일이 끊긴 구간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중간에 전출이 있었다면 그 기간에 대항요건이 없었던 것으로 보게 됩니다.
  3. 계약이 이미 끝난 상태라면 제4조 제2항을 함께 봅니다. 임대차기간이 끝난 경우에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존속되는 것으로 봅니다.
  4. 갱신 시기가 걸려 있다면 새 소유자가 임대인 지위에서 어떤 거절 사유를 들 수 있는지를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시기와 거절 사유에서 대조합니다.
  5. 반환 상대방이나 금액을 두고 다툼이 남으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신청이나 민사 절차를 선택지로 비교합니다.

두 날짜의 선후가 확정되면 청구 상대방과 근거 조문이 따라 정해지고, 남는 선택은 승계를 받아들일지 여부 하나입니다.

참고한 공개 자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민법 제575조, 민법 제578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https://www.law.go.kr/법령/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2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https://www.law.go.kr/법령/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제3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다276914 판결,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35616 판결, 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