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가 자유로워지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이 문장은 근속 기간이나 수습 여부로 적용 대상을 나누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은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을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한 문장 안에 넓게 인정된다는 부분과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는 부분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수습 해고가 다투어질 때 회사 쪽은 앞부분을, 근로자 쪽은 뒷부분을 근거로 삼게 되는 구조여서, 실제 쟁점은 해고가 가능한지가 아니라 평가와 그 근거가 어디까지 설명되는지로 옮겨갑니다.

이 글이 대조한 법령 판은 「근로기준법」 2026년 8월 20일 시행판, 「근로기준법 시행령」 2025년 10월 23일 시행판입니다.

회사 규모에 따라 다툴 수 있는 조문이 달라지나요?

달라집니다.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을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 일부 규정의 목록이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입니다.

별표 1의 제2장 근로계약 칸에서 수습 해고에 관계되는 조문만 추리면 다음과 같이 갈립니다.

조문내용상시 4명 이하 사업장
제23조 제1항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금지적용되지 않음
제23조 제2항요양 휴업기간과 그 후 30일의 해고 금지적용
제26조해고의 예고적용
제27조해고사유·시기의 서면통지적용되지 않음
제28조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적용되지 않음

같은 해고 통보라도 상시 근로자 수에 따라 다툼의 출발점이 바뀝니다. 5명 이상이면 정당한 이유와 서면통지를 함께 문제 삼을 수 있고, 4명 이하이면 그 두 축이 빠진 자리에 제26조와 제23조 제2항이 남습니다.

상시 근로자 수는 명함이나 사업자등록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가 정한 방식으로 셉니다. 법 적용 사유가 생긴 날 이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의 가동 일수로 나눈 값이 기준이고, 파견근로자를 뺀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연인원에 들어갑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계산으로 5명에 못 미치더라도 산정기간의 일별로 보아 5명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이면 적용 사업장으로 보도록 정해, 계산 결과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게 해 두었습니다.

통보 방식만으로도 다툴 여지가 생기나요?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이라면 생깁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제2항은 그 서면통지가 있어야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제3항은 제26조에 따른 해고예고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한 경우 제1항의 통지를 한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은 이 조문을 시용에 적용하면서 한 단계를 더 요구했습니다.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서면통지 제도의 취지를 두고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기준이 실제로 갈리는 지점은 통지서 문구의 추상성입니다. 수습 평가 결과 부적격이라는 한 줄은 평가가 있었다는 사실은 전달하지만, 어떤 항목에서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통지를 받은 쪽에서 보관해 둘 것은 문서의 원본과 수령한 날짜이고, 구두로만 통보받았다면 그 사실 자체가 제27조 제2항과 맞물리는 사정이 됩니다.

수습이면 해고예고수당은 못 받나요?

받을 수 있는 구간이 있습니다. 기준은 수습인지가 아니라 계속 근로한 기간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단서의 제1호가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이 문장이 2019년 1월 15일 개정으로 들어왔다는 점이 오해가 굳어진 배경입니다. 개정 전의 제35조는 예고해고의 적용 예외를 따로 열거하면서 제5호에 수습 사용 중인 근로자를 그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수습이면 기간과 무관하게 예고 대상에서 빠진다는 설명은 이 조문을 근거로 삼은 것인데, 제35조는 2019년 1월 15일 삭제됐고 지금 남아 있는 기준은 제26조 단서 제1호 하나입니다.

해고 시점현행 제26조 단서 제1호삭제된 구 제35조 제5호
수습 2개월째계속 근로 3개월 미만이라 예고 의무 없음수습이라 예고 의무 없음
수습 4개월째(수습을 6개월로 정한 경우)계속 근로 3개월 이상이라 예고 의무 있음수습이라 예고 의무 없음
수습 3개월을 마친 직후계속 근로 3개월 이상이라 예고 의무 있음수습이 아니므로 예고 의무 있음

표의 오른쪽 칸은 구 제35조의 여러 호 가운데 제5호만 놓고 본 것입니다. 같은 조에는 제3호로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도 열거돼 있었으므로, 월급제로 일한 경우라면 구법에서도 제5호가 아니라 제3호에 걸려 같은 결론에 이르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가운데 줄이 2019년 개정으로 결론이 뒤집힌 구간입니다. 수습 기간을 3개월보다 길게 정해 둔 회사에서 수습 도중에 해고 통보가 나온 경우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제26조는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조문이므로, 이 구간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남습니다.

해고 자체가 제한되는 기간도 있나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단서는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와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두43958 판결은 이 조항을 시용 근로자에게도 적용했습니다.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해고 제한의 필요성은 시용 근로자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인정되므로, 시용 근로관계에 있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으로 요양이 필요한 휴업 기간 중에는 사용자가 시용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판결은 여기서 말하는 휴업의 범위도 좁게 읽지 않았습니다. 요양을 위하여 필요한 휴업에는 정상적인 노동력을 상실하여 출근을 전혀 할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노동력을 일부 상실하여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기 곤란한 상태에서 치료 등 요양을 계속하면서 부분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부분 휴업도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요양을 위하여 휴업이 필요한지는 업무상 부상 등의 정도, 치료 과정 및 치료 방법, 업무의 내용과 강도, 근로자의 용태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앞의 별표 1과 겹쳐 읽으면 이 조항이 놓인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제23조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조문이므로, 정당한 이유를 정면으로 다투기 어려운 규모의 회사에서도 요양 휴업 기간 중의 해고라는 국면은 별도로 남습니다.

다투기로 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1. 상시 근로자 수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의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이 숫자가 제23조 제1항과 제27조, 제28조를 쓸 수 있는지를 먼저 가릅니다.
  2. 통보의 형태와 날짜를 특정합니다. 서면인지 구두인지, 받은 날이 언제인지가 제27조 제2항의 효력 문제와 이후 신청 기간 계산의 기초가 됩니다.
  3. 통지서를 받았다면 그 문구가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담고 있는지 2015두48136 판결의 기준으로 읽습니다. 평가표나 면담 기록이 함께 교부됐는지도 같은 자리에서 확인합니다.
  4. 입사일부터 해고 통보일까지의 계속 근로한 기간을 3개월 기준으로 세어 봅니다. 수습 기간의 길이와는 별개의 계산입니다.
  5.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으로 요양 중이었다면 제23조 제2항의 기간에 걸리는지 확인합니다. 출근하면서 치료를 병행한 기간도 부분 휴업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6. 수습 기간 동안의 평가 자료, 업무 지시와 피드백 기록, 교육 제공 여부를 모읍니다.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판단하는 재료가 되는 부분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제2항은 그 신청을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도록 정합니다. 노동위원회 심사의 흐름과 원직복직·금전보상의 선택지는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절차를 정리한 글에 있습니다. 수습 기간이 근속과 임금 산정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퇴직금 산정과 평균임금을 다룬 글에서, 임금과 해고 문제의 전체 지도는 근로·노동 분야의 대응 절차를 모은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조문과 대법원 판결의 문언을 대조해 정리한 것입니다. 평가의 공정성이나 거부사유가 충분히 구체적인지처럼 사실관계의 평가가 필요한 부분은 개별 사건에서 따로 다뤄지는 영역이므로, 판단이 갈리는 국면이라면 자격 있는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참고한 공개 자료: 근로기준법 제11조, 근로기준법 제23조, 근로기준법 제26조, 근로기준법 제27조, 근로기준법 제28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1, 최저임금법 제5조,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3조, 대법원 2015두48136, 대법원 2018두43958, 대법원 2019두59349